홍문석골 교회에서 이번 달 1일에 교우 형제의 집 장례를 치르러 가는데, 교인들이 상여를 호위하며 가는 모습이 일반적인 장례 행렬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여러 교우가 상례를 호위하며 가는 길에 찬송가를 부르며, 떠나가는 영혼을 위해 편안히 돌아갔음을 위로했습니다.
교를 믿는 사람의 집은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잠시 본향(천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여기기에, 믿음이 진실한 자는 죽음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이 마음이 어디서 왔겠습니까? 구주를 믿고 의지하니 성령께서 붙들어 보호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장례에 참여했던 교우들이 돌아오는 길에, 무당과 봉사(소경)들이 여러 곳에서 우상을 숭배하며 마을의 어리석은 백성들을 속이고 재물을 낭비하게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에 영경, 홍지원 님 등이 미륵당과 할미당에 있던 우상들을 거두어 경무청(경찰서)에 맡기려 갔습니다. 경무청의 한 순검(경찰)이 이를 보고 "매우 요긴하게 보려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나라의 녹을 먹는 관리가 이처럼 (미신 타파를) 중요하게 여기니, 우리 조선의 관리들이 언제나 나라를 위해 진심으로 사무를 본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상을 경무청에 넘기자 매우 잘했다고 칭찬을 받았는데, 관리들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나라가 혁신되는 날이 가까워질 것입니다.
가장 급히 힘써야 할 것은 전국 인민이 속속히 구주를 믿고, 오직 한 분이신 상주(하나님)를 공경하며, 세상을 미혹하는 마귀와 우상을 완전히 없애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우리 조선도 점차 부유해지고 문명이 진보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신앙이 있는 사람은 우상을 무시해도 아무 탈이 없는데, 믿지 않는 사람들은 우상을 위할수록 해로운 일과 근심이 그치지 않습니다. 자기 가족 먹일 돈도 없으면서 마귀(우상)를 대접하려 하니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
사람이 친척도 사랑하지 못하면서 남을 사랑할 수 없다고 하듯, 제 집 식구는 먹이지 못하면서 쓸데없는 우상에게 마음과 재물을 다 쏟으니 어찌 짐승과 다르겠습니까? 우상은 날짐승이 그 머리에 앉거나 심지어 똥을 싸도 막지 못하고, 비바람에 몸이 상하거나 좀이 먹어도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합니다. 제 몸 하나 지키지 못하는 것이 어찌 사람에게 복과 화를 줄 수 있겠습니까?
지혜로운 이들은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참된 이치(복음)를 행해야 합니다. 그러면 자기 집뿐만 아니라 동네가 유익해지고, 나아가 나라 전체가 유익해질 것입니다. 우리 조선이 얻을 유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길흉화복은 오직 상주(하나님)께 달려 있으니, 하나님의 명을 순순히 따르는 자는 흥할 것이요, 어기는 자는 망할 것입니다. [미완]
이 글은 홍문석골 교회의 장례식 풍경으로 시작해, 당시 사회에 뿌리 깊었던 미신(우상 숭배)을 비판하고 기독교 신앙을 통한 국가의 근대화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홍문섯골: '홍문이 서 있는 골짜기'라는 뜻으로 이 지명은 현재의 서울특별시 종로구 연지동 일대를 가리킨다.
- 홍문섯골 교회: 연동교회의 초기 명칭 중 하나이다.
원문
홍문셕골 교회
홍문셕골 교회에셔 이달 초일일 교우 형데의 집 쟝사를 지내러 가는데 교중 형데들이 상례를 호위하야 가는 모양이 다른 사람의 장사 지내러 가는것보다 매우 다를뿐더러 여러 교우가 상례를 호위하고 가는 길헤셔 찬양가를 부르며 돌아가는 령혼을 위하야 안연이 돌아감을 위로하니 교를 밋는 사람의 집은 이 세상 떠나는것은 잠시 본향으로 아니 밋음이 진실한쟈는 이 세상 떠나기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깃버하는 마음이 어디로 조차 왔는뇨 구쥬를 밋고 의지하매 성령이 붙들어 보호하실줄을 가히 알거시오 그뿐아니라 이분 쟝사에 나아갓던 교우들이 오는 길헤 무녀와 쇼경들이 여러곳에셔 우상을 위하고 향촌에 어리석은 인민을 속이며 제물을 허비케 하는것을 보고 링경과 홍지원님과 미력당과 할미당에 우상을 거두어 경무청으로 갖다 두라고 경무청에 갔더니 경무청에 있는 어떤 순검이 말하되 매우 긴하게 보려 한다 하더라니 나라 월급을 먹고 사무를 보는 사람들이 말을 이렇게 하니 우리 조선 나라히 어느 때나 사무를 보는 사람들이 나라를 위하야 사무를 진심으로 보리오 그 우상을 경무청에 주매 매우 잘한 양으로 칭찬하더라니 사무를 보는 이마다 다 그렇게 생각들을 하면 혁신하는 날이 갓가올거시오 뎨일 급히 힘쓸 거슨 전국 인민이 속속히 구쥬를 밋고 홀노 하나만 되시는 상쥬를 공경하고 이 세상에 미혹케 하는 마귀와 우상을 전폐하면 우리 조선도 츳츰 부요하고 문명 진보하는 나라히 될터이니 이 세상에 어리석은 사람들은 눈이 없어서 보지 못하는지 귀가 없서 듣지 못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 교를 받드는 사람은 우상을 멸시하여도 탈이 없는데 교를 받드지 아니하는 사람들은 우상을 위할수록 해와 우환이 그치지 아니하고 계집 식구도 먹일수가 없는데 마귀를 먹이랴하니 어찌 어렵지 아니하리오 그뿐 사람중에도 그 친척을 사랑하지 아니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여도 사랑치 못한다 하거든 하물며 제 집 식구를 먹이지 못하며 쓸데 없는 우상에게는 마음을 다하고 제물을 다하여 위하니 어찌 금수와 이격이 있을진대 날 즘승이 그 머리에 앉을지라도 제어하지 못하며 심지어 똥을 그 머리에 눌지라도 벌을 주지 못하며 풍우가 제 몸을 해하여도 제어치 못하며 좀이 제 몸을 먹을지라도 방어할수가 없거든 어찌 사람에게 길흉과 화복을 줄 수 있으리오 유지각한 군자들은 헛된 일을 버리고 참 이치를 알아 행하면 자기 집만 유익할뿐 아니라 동리가 다 유익할거시오 동리가 다 그대로 준행하여 유익함을 얻으면 고을이 또 그대로 행할거시오 고을이 다 그대로 행하면 전국이 다 유익할지니 우리 조선에 유익함을 얻지 다 측량하리오 길흉과 화복이 다 상쥬께 있는상쥬외에 무엇이 길흉과 화복을 임의로 하리오 상쥬의 명을 순히 좃는 자는 흥할거시오 명을 어기는 자는 망하리라 [미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