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문화군 용진면 화석동에는 기독교를 믿는 남녀노소 수십 명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중 최성규의 아내인 50세 박 씨 부인이 있었습니다. 올해 양력 8월 16일 새벽 3시경, 한 신비로운 사람이 나타나 부인을 불렀습니다.
"최성규의 처야!"
부인이 급히 나가보니, 그 사람의 머리카락은 눈처럼 하얗고 몸에서는 신비로운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겁에 질려 엎드린 부인에게 그 존재가 말했습니다.
"무서워하지 마라. 이것은 금지팡이와 옷에서 나는 빛이다. 너는 아래 마을에 사는 박 씨의 아들을 위해 기도해라. 그 아이가 병이 들어 목숨이 위태로운데, 아이 아버지가 미신을 믿어 삼신제사를 지내려 하고 있다."
부인이 즉시 박 씨네 집을 찾아가 이 사실을 알리자, 박 씨는 제사를 포기하고 기도에 전념했습니다. 그러자 며칠 지나지 않아 아이의 병이 깨끗이 나았습니다.
그 후 17일 저녁, 부인이 꿈결 같은 상태에 있을 때 그 존재가 다시 나타나 말했습니다. "내일은 평소보다 일찍 예배를 드려라."
부인이 그 말에 따라 예배당에 앉아 있으니, 오후에 뒤뜰과 지붕 위에서 은은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곧이어 예배당 문 앞 장대 위에서 다시 "최성규의 처야!"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부인이 대답하며 밖으로 나가자 공중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앞 마을에 사는 김석권, 권학윤, 김락조를 불러오너라."
부인이 사람을 보내 그들을 불렀으나 그들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불과 며칠 뒤, 부름을 거부했던 김석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김석권과 권학윤은 병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었고, 김락조는 평소 기독교를 비방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다음 주일, 같은 마을에 사는 김덕신의 아내는 예배당 문 앞 장대 위로 영롱한 빛을 내는 무지개가 선명하게 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날씨가 매우 맑은 날이었기에 무지개가 뜬 것은 무척이나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이 소문은 양력 8월 30일, 장연군 송천동 교회 사람들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소문을 들은 이들이 직접 화석동을 방문하여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리며 마을 사람 20~30명과 박 씨 부인에게 확인한 결과, 이 모든 기이한 일들이 소문과 다름없는 사실임을 확인했습니다.
참고 사항 (옮긴이의 글)
이 글은 당시 기독교가 전파되던 시기, 병 고침이나 신비한 환상 같은 이적을 통해 신앙이 확산되던 모습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