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부 성안의 박오기 안네거리에 사는 김시연 씨는 본래 우상을 극진히 섬기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우상에게 빌기 위해 정성을 다해 깨끗한 집을 짓고, 여러 곳에 산당(신당)을 차려 놓을 만큼 신앙심이 깊었습니다. 그는 "이곳에 와서 불공을 드리면 소원을 성취할 것"이라며 이름을 냈고, 이에 어리석은 부녀자들이 쌀과 돈을 가지고 와서 복을 빌었습니다. 소문이 근방에 퍼지면서 날마다 제사 음식이 넘쳐났고, 그 덕에 집안 형편도 넉넉해졌습니다. 김 씨는 이 모든 복이 여러 신이 도와준 덕분이라 믿고 더욱 지극정성으로 우상을 섬겨 왔습니다.
그러던 최근, 김 씨가 병에 걸려 앓게 되었습니다. 우상을 극진히 위하며 빌어보았으나 아무런 효험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우상을 의심하기보다는 "내가 정성이 부족했거나, 신령들이 사람의 손을 타서 그 영험함이 줄어든 것인가" 고민하며 갈등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길을 지나던 중, 피마병문(피마동)에 있는 교회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호기심에 가까이 가서 설교자의 말을 들어보니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하늘에 계신 참신 여호와를 공경하십시오! 여호와는 천지 만물을 지으시고 다스리시며, 사람과 가축을 먹이고 기르시는 분입니다. 참신 여호와 외에 다른 신들은 모두 거짓이며 하나님과 원수일 뿐입니다. 그들은 사람을 해롭게 할 뿐, 결코 도와줄 수 없습니다. 여기 모인 분들 중에 우상을 섬기느라 귀한 재물을 허비하는 분이 있다면, 즉시 멈추고 하나님(상제)을 공경하십시오!"
김 씨는 이 전도 강연을 듣고 밤새도록 그 이치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이튿날 곧장 교회를 다시 찾아가 홍정후 씨에게 성경 말씀을 배웠고, 마침내 하나님만이 유일한 참신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즉시 예수를 믿기로 결단했습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집으로 돌아가, 집안에 모셔두었던 모든 우상 숭배용 그림(화상)을 거두어 큰길로 가지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것들을 불태워 버렸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이 미쳤다" 혹은 "술에 취했다"며 비웃었지만, 김 씨는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상을 섬길 때 쓰던 도구와 물건들을 시장에 내다 팔아 정리하고 집안을 깨끗이 치웠습니다.
그는 온 가족을 모아놓고 참되신 하나님께 다음과 같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우리의 아버지여! 우리 죄인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지은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성령으로 우리를 감동하게 하사, 마음속의 더러운 것들을 성령의 불로 태워 주시고 새 마음을 주옵소서. 이제는 죄의 길을 가지 않고 아버지의 명령만을 따르게 하옵소서.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를 의지하여 기도드립니다. 아멘."
김 씨의 이러한 결단과 정성은 예전 우상을 섬길 때보다 더욱 지극했습니다. 식구들이 편히 살 수 있었던 수입원을 하루아침에 포기하고 도(道)를 따르는 모습을 보며, 세상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살려나"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하늘 아버지께서는 일용할 양식을 공급해 주셨습니다.
세상에 참 빛이 비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전히 어둠 속에 머물며 나오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김 씨를 이상하게 보던 사람들도 그의 변화된 행실을 본 후에는 결국 그를 '옳은 사람'이라 칭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예수 믿는 사람들은 참신이신 하나님을 공경함으로 큰 은혜를 입어 마음이 늘 평안하니, 세상의 어떤 어려움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원문
한성부 성내 박오기 안네거리 사는 김시연 씨는 본대 우상을 위하야 우상에 비는 돈으로 정성하는 집을 정결히 짓고 산당을 여러 처소에 둔 신심(信心) 두터운 이라. 일홈 잇는 거슬 다 갖초 버려 노코 일홈을 내리라. 이 산당에 와서 불공하면 소원을 성취하리라 말을 내고로 어리석은 녀인들이 여간 정량과 쌀 되를 가지고 가서 산당에 드려 소원을 빌어 복을 바라매 이 소문이 인근에 펴이여 날마다 치성하는 음식이 원진하며 주인의 사랑을 도와주니 집 주인 김시연 씨가 생각하기를 내 양식과 의복은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다 여러 신이 나를 살린다고 지극히 위하야 오더니
근년에 김 씨가 병무스로 있을 때에 우상을 만히 위하야 보았으나 효험이 없는 줄을 알지 아니하고 그렁케 신령함이 명명 있는 줄로 아는지라. 이 신령이 여러 형체를 사람의 손에 단련하야 정성이 없서 졌는지 아직 모를 일이라 하고 생각이 이상한 거슬 판단하려 하더니 우연히 지나다가 피마병문 교회집을 맞닥후아 본즉 사람들이 만히 모여서 하는 사람의 말을 잘 듣는지라.
김시연 씨가 갓가히 가서 드른즉 "하늘에 계신 참신 여호와를 공경하라. 여호와는 천지 만물을 지으시고 다스리시고 사람과 육축을 다 먹이시고 기르시니 참신 여호와 밧긔 다른 신은 다 거짓 신뿐더러 하나님과는 원수라. 사람을 해롭게만 하고 도와줄 수는 도무지 없는 니라. 여긔 모힌 사람 중에 우상을 위하야 귀한 재곡을 버리는 이 잇거든 급히 쉬고 상주(上帝)를 공경하라" 하거늘
김 씨가 전도하는 말을 자세히 듯고 가슴이 새도록 생각하야 이치를 절희고(깨닫고) 잇흔 날 즉시 피마병문에 와서 홍정후 씨에게 성경에 잇는 말씀을 드른즉 참신 하나님이 (다른 신이) 없는 줄을 안지라. 즉시 예수를 밋고 이전에 하던 일을 다 뉘웃쳐 곶치고 집에 돌아가셔 집에 잇는 화상을 다 거두어 큰 길에 내어다 노코 불노 턱오니(태우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 말을 하기를 "뎌 사람이 밋쳐다"도 하며 "술이 취하였다"고 하여도 드러레도(개의치) 아니하고 여간 세간과 제기를 다 저자에 내어다가 팔고 집을 정결히 하야 거리씸(꺼림칙함)이 업시 하고
집안 식구를 다 모화 참신께 기도하기를 "하나님께선 우리 아버지여, 우리 죄인을 불쌍히 넉이사 지은 죄를 사하여 주옵쇼셔. 성령으로 감동하사 우리 마음 속에 잇는 더러운 거슬 다 성령의 불로 사로시고 새 마음을 주사 죄의 일은 하지 말고 아버지께서 주신 명령만 중행케 하옵셔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와 거룩한 일을 밧드려 비옵느니이다" 하면
김 씨의 결단과 정성됨이 젼에 비하면 더욱 지극하야 우상을 위하야 여러 식구가 편히 사던 거슬 일조에 전허 버리고 도를 조차 오니 사람 생각에는 살 수 업슬 것 갓흐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먹을 거슬 주시는 니 이러케 마음을 돌리여 참 빛을 사로기가(따르기가) 매우 어려운 지라. 참 빛치 온 디 몃 치이매 맑은 거슬 효화하야 오는 사람이 만흐련마는 아직도 어둔 곳이 나쁜(남은) 지라 아직 보지 못하는 고로 나오지 못하니 이 김 씨의 일을 보고 이상히 넉이다가 그 행위를 본 후에는 올흔 사람이라 칭하리라. 우리 예수 교인들은 참신 상주를 공경하야 큰 은혜를 만히 닙어 마음이 편안하니 무슨 어려움이 잇스리오.